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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것저것

배터리에 나타나는 양자 터널링 현상

이 상황에서, 돌은 외부 힘의 작용이 없다면 절대로 언덕을 넘을수 없다. 하지만 충분한 힘이 전달 된다면 그 이후에는 다른 작용없이도 움직일수 있게 된다. 이런 "언덕"을 넘는 힘을 화학에서는 활성화 에너지(Activation energy)라고 부른다. 돌에 가하는 운동에너지가 활성화 에너지보다 작다면, 돌은 절대 언덕을 넘을수가 없을것이다(인간이 아무리 점프를 해봤자 산을 넘을수 없듯이). 하지만 돌이 영원한 시간동안 불충한 힘을 가지고 오르락 내리락 반복한다면, 돌은 언젠간 언덕을 뜷고 넘어갈 수 있다(순간이동 하듯이). 

 

여기서 중요한점은 언덕을 "뜷고" 간다는 개념이 고전역학에서 나오는 촉매재(catalyst)와 같은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는 행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우 작은 입자는 파동의 성질을 갖기 떄문에, 언덕 넘어서의 파동함수의 값이 0이 아니기만 한다면 존재한다. 다만 활성화 에너지가 너무 크지 않아야 하며, 입자또한 어느정도 질량이 작아야한다는 조건이 있다.이런 높은 활성화 에너지에 막혀 절대 갈 수 없는 위치로 이동하는 현상을 양자역학에서는 양자 터널링이라 한다. 

 

SLEI:Solid layer electrolyte Interface(고체 전해질 경계면)

양자 터널링 현상은 우리가 일상생활에 쓰는 배터리에서도 발견되는데, 전자의 고체 전해질 경계면(Solid Electrolyte Interface)을 통과하는 방법이다. 배터리 초기 과정에서 음극에 생성되는 배터리의 고체 전해질 경계면은 전자의 이동을 막는 분리막과는 별개로 이차적인 분리막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고전역학적인 측면에서 보았을때, 대부분의 상황에서 고체 전해질 경계면을 통과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전자가 가진 에너지보다 높기 때문에 이러한 부반응이 일어날일이 없다(물론 양자 터널링을 통한 전자의 이동은 다른 많은 전자 누출 방법, electron leakage mechanism, 중 하나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적인 측면에서 보았을때, 전자는 양자 터널링을 통해 고체 전해질 경계면을 통과할수 있다고 관찰되었다. 전자가 전해질과 닿게 된다면, 화학적 부반응(환원 반응)을 일으켜 고체 전해질 경계면의 상태를 악화하여 전체적으로 배터리의 효율성 및 안정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렇기에 배터리를 발전해나가는데 있어, 전자의 양자 터널링을 통한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AIMD 시뮬레이션 결과. a)는 리튬만으로 음극을 사용했을때 b)는 리튬을 oxide 코팅했을때, 각각의 cyclic ethylene carbonate 환원 반응성(본문에서 는 부반응이라 표기)을 보여줌

Emanuel Peled교수는 양자 터널링을 막는 한 방법으로 서브나노미터막으로 음극을 코팅(subnanometer insulating layer covered electrode)을 제안했다. 위에서 AIMD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알수 있듯이, oxide 코팅을 한 음극이 그냥 음극보다 Cylic ethylene carbonate(EC)의 decomposition 반응을 억제 하였다. 

 

Cir은 초기에 줄어드는 용량, d*은 critical thickness of SEI를 의미한다

또한, 고체 전해질 경계면이 초기 단계에서 생성되는 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초기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게 되는데, YuXiao Lin박사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자의 양자 터널링을 아주 낮은 확률(e^-40)로 제한할수 있는 고체 전해질 경계막의 critical thickness을 구할수 있는 공식을 발견했다. 애초에 처음부터 아주 두꺼운 고체 전해질 경계막을 생성하지 않는것은 위에 공식에서 볼수 있듯이, SEI가 두꺼울수록 초기 배터리 용량 감소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배터리는 하나의 변수에도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셀수 없는 변수가 존재하기에 optimal한 배터리 개발은 매우 힘든 일이다. 

 

마치며, 본문에는 전자의 양자 터널링을 막는방법을 설명하며 고체 전해질 경계막만 다루었지만, 배터리는 음극, 전극, 전해질등 많은 구성장치가 있고 서로 영향을 준다. 이런 배터리의 효율성 및 안정성 말고도, 경제성등은 또 따로 생각해보아야하기 때문에 배터리 개발은 매우 고된 일이다. 하지만 현제 기술이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고, 슈퍼 컴퓨터를 사용한 시뮬레이션 방법또한 많아지고 있으므로, 미래에는 안전하고 효율적이고 경제성인 배터리를 개발할수 있을것이다.

 

Reference

Wang, A., Kadam, S., Li, H. et al. Review on modeling of the anode solid electrolyte interphase (SEI) for lithium-ion batteries. npj Comput Mater 4, 15 (2018). https://doi.org/10.1038/s41524-018-0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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