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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누나는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생 아이들과 아이들 부모님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아동들에게는 즐겁게 영어 동화책으로 영어에 대한 경계를 낮추고 접근성을 높임과 동시에 아이들 부모님에게는 어떻게 아이를 코칭해야 되는지 멘토링을 해준다. 인스타그램에 간간히 누나에게 배우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정말 해맑게 웃고있다. 물론 아이들이라 그럴테지만, 나는 어렸을때 영어만큼 싫은게 없었다. 영어가 너무 싫어서, 학원이 나랑 안 맞는건가 하고 학원도 많이 옮겼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영어가 싫은게 아니라 학원에서 스펠링을 외우게 하고 이해도 안되는 문법이 이렇다 하는 주입식 교육이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누나 밑에서 배우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기도 전에 저런 방식으로 영어를 접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아이들의 미소를 보자니 영어 교양수업때 읽었던 Marcel Proust의 In Search of lost time이라는 책의 내용이 생각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한입 베어물면서 그 맛, 향기와 분위기에 어렸을때 어머니가 자기전에 해주시던 굿나이 키스를 회상한다. 나는 이 부분을 '경험은 기억에 각인되고, 이러한 기억들은 한 사람을 형성한다'라는 맥락으로 해석했다. 초4때 까지만 해도 그렇게 싫어했던 영어를, 나는 스페인에 가게 되면서 외국인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서 즐겁게 배웠다. 그리고 대학생 3학년인 지금, 아직도 영어를 생각하면 스페인에서 즐겁게 축구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기에 어렸을때부터 동화책같은 접근성이 쉽고 동시에 아이에게 즐거운 매개체를 이용한다면 아이에게는 영어가 평생 긍정적으로 남을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엄마의 부탁으로 아동심리학 논문을 한편 번역하게 되었는데, 번역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자아 및 성격형성 과정에서 부모님의 역활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많은 케이스 리포트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부모님에게 충분한 관심을 못받은 아이에 대한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아이는 실어증 및 친구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부모님은 치료사가 말하기 전까지는 무엇 때문인지 몰랐다. 누나 인스타 소개글에는 '엄마, 아이가 함께 만드는 영어책 읽기 습관'이라 적혀있는데 이는 아이의 배움에만 긍정적인게 아니라 아이의 성격형성 과정에도 매우 긍적정으로 작용 할것 같다. 

 

마치며, 저렇게 영어를 싫어했던 내가 이제는 4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영어 원문책을 인용하게 된게 놀랍다. 나의 대학 지원 자소서 제목이 'More than just a calculator'였던 만큼, 기계식으로 입력하면 답을 출력하는 것에서 이렇게 나만의 해석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내가 한츰 성장했음을 느낀다.